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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2
서 재 남
이 길이 그 길 같고
저 길도 그 길 같고
사통팔달 길 아닌 길이 없지만
더러는 막히고 끊기고
길마다 處處에 진수렁 허방다리
발 내딛으면 스르르 사라져
가뭇도 없는 길
이곳은 안개 출몰 지역
지척도 분간할 수 없는 골(谷)
자꾸만 발걸음 뒤엉키거든
핑계삼아 이대로 멈추어도 볼 일
앉거나 눕거나 눈을 감거나
다시 길 떠나기 전
지나온 길 지워진 자국
한 번은 부러 돌아도 볼 일
2002.1.21
월간 한맥문학 2002.12월호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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