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고기 맛
* 생고기 집에서 *
서재남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디
고기 맛을 알기나 허간디
고기면 다 같은 고기지 생고기는 뭐 별 것 있어?
언제는 우리가 무슨 육질 따지고 양념 맛 따지고 고길 먹었어?
계집질도 해본 놈이 식을 알고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알더라고
우리같이 하루 세 끼 제 때에
밥 한 그릇 챙겨먹기도 힘든 살림에
고기를 먹어봤으면 얼마나 먹어봐서
그 따위 맛의 진수를 알겄어
그거 다 호강에 초친놈의 소리
그저 값싸고 양 많은 것이 우리겐 젤이지
허긴 나부텀도
내 배부르면 놈 배고픈 줄 모르고
갖은 소리 이난 소리 허게 마련이겄지만
지고 새면 끼고 마시고 좋고 좋다 질펀허니 놀아나는
저 있는 사람들한테야 일년이 꼬박
꽃피고 새 우는 봄날
태평성대일랑가 몰라도
여그만 해도 고기 커녕 하루 왼종일
쫄쫄 굶는 사람 천진디
음식 앞에다 놓고 죄로 갈라고
마른 날에 벼락이나 맞을 놈의 소리들 허고있어
먹겄네 못먹겄네 맛이 있네 없네
콜레스테롤이 어쩌고 다이어트가 어쩌고
세상에 난리도 이런 놈의 난리가 없어요
이것 봐, 덤썩덤썩 좀 집어먹어 봐
먹기 싫으믄 아예 먹들 말든지
달구새끼 모이 헤치데끼
뙤작뙤작 깨작깨작
이 뭔 福 달아날 짓거리!
2002.1.29
반응형
'시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신문엔 뭐가 났던가 (0) | 2022.01.04 |
---|---|
석고대죄 (0) | 2022.01.04 |
살다가 가끔은 네 생각이 난다 (0) | 2022.01.04 |
長詩 / 우리 집은 개판이다 (0) | 2022.01.04 |
이 땅에 똥개로 태어나 (0) | 2022.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