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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말이야, 말이야!

by RobotWizard 202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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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말이야!
 -- 퇴물들은 오늘도 이렇게 주절거렸다--
 
서재남

내가 말이야
더럽고 치사해서 그냥 넘어갈라고 했는데 말이야
느닷없는 충신은 뭐고 역적은 뭐냔 말이야
누가 그 따위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역적 중의 역적이라니
이런 살 떨리는 소리가 어딨어
사약을 받든지 귀양을 가든지 하라?
숫제 여론재판을 하자는 게로구만

이 보라구
내가 말이야
이 바닥 생활 30년이야
쓴맛 단맛 다 겪은 몸이야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군사독재 타도를 목 터지게 외치다가
감옥을 기생집 드나들 듯 했어
내가 바로 한국 현대정치사의 산증인이라 이 말이야
무궁화훈장은 못 줄 망정,
세상천지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냐 말이지
나가달라니
누가 누구더러 나가래
제 놈들이 점령군이야 뭐야
귀때기 새파란 것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서슬 퍼래 가지고 저러면
내가 눈 하나 깜짝할 줄 알아?

과거에 무리한 일이 좀 있었다 하더라도
과거는 이미 과거 아닌가 말이야
그리고 그게 다 우리 잘 돼 보자고 한 일이지
망하자고 한 일인가
이제는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일로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그런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여서
날이면 날마다 서로 물어뜯고 할퀴고 그러면
국민들이 우리를 뭘로 보겠느냐 이 말이야 내 말은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들었다고 저러는데 말이야
언제 우리가 떠밀어 올리면서 사정했었나?
안 그래, 김 의원?
퉷!
이 나라가 어찌 될라고 이러는지 원

아무리 세상인심 조석변이라지만
설 명절도 돌아오는데 찾아오는 놈 하나 없고
헛 참


200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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