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그것이 그리도 맛나냐
너희는 그것이 그리도 맛나냐 서재남 내 여름 내내 농사지어서 쌀 부치고 고추마늘 양념 일습 싸보낼 적엔 어린 제 새끼 두 것들 이 땅의 기운, 하늘의 기운 옹골차게 들어찬 것으로만 먹여서 아무 잔병치레 없이 기골 장대하게 키우라고 그러라고 신신당부 일렀건마는 아무리 맞벌이한다고 에미란 것이 제 새끼 밥 해 먹일 생각은 않고 만날 이런 것만 사다가 먹이니 야들이 이 모양이지 이 할미 올라오면서 가져온 시골밭 무 시래기에다 된장 듬뿍 풀어 국 맛있게 끓이고 새 김치 담아 기름기 자르르 하게 더운 밥해서 턱밑에 들이밀어도 움쩍도 않던 것들이 피자 한판에 햄버거 두 개씩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하다니 아이고 어쩔꺼나 너희는 그것이 그리도 맛나냐 이런 것을 먹고 장차 무슨 힘을 쓸꺼나 아무리 변한 세상이라고 새..
시 모음
2022. 1. 4. 20:36